어제 늦게 잔 덕에 9시쯤 겨우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후지산장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쇼호쿠 고등학교가 있는 미타카역으로 출발했지요. 애초 이 학교도 첫째날 놀러갈 계획이었는데, 더위와 피곤으로 패스된 곳이었습니다. 이날도 역시나 더웠지만 오전에 움직여 뽀송뽀송, 통통 뛰어다니며 다닐 수 있었습니다. 위치는 의외로 동경에서 가깝더라고요

①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하나미치와 루카와가 살 것 같은 주택가를 지나 5분 정도 달려~
② 학교앞 정류장에 도착! (녀석들의 등교길입니다)
③ 아주 낯익은 건물이 보입니다 (이때부터 심장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했지요)
④ 꺄아아아아아아악!!!(기절;)빨간 신호등임에도 왠지 무단횡단 했을 것 같은 하나미치가 떠오르면서, 오프닝 음악도 환청으로 들리면서, 일행 모두 환호성(괴성)!!!

 

전부터 쇼호쿠 고등학교 (무사시노기타고등학교)에 오면 꼭 저 포즈를 하고 싶었어요. 베스트5 포즈!!! 다들 흥분의 도가니탕들이어서 학교 문패 어루만지고, 벽돌만지고 막 신나했지요.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이 꼴을 보지 않은게 어찌나 다행이던지^^ (한편으론 욘사마때문에 남이섬 관광 온 아줌마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아주 조금...)

 

학교입니다. 굳이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그래도 설명 들어갑니다.
① 정문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운동장이에요. 그물망 안에선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더군요. 이 더위에...(힘이 남아도는 열혈 청춘들아♡), 그리고 건물에 가려진 체육관!!!
② "퉁, 퉁" 농구공 환청이 들립니다. 여기가 바로, 체육관!!! 체육관!!! 체육관!!!
③ 체육관 코너엔 자전거가... 루카와의 자전거! 루카와의 자전거!! 루카와의 자전거!!!
④ 몰래 문을 열고 엿봤더니 배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농구를 하란말야! 농구를!!!
⑤ 실수로 후레시를 터트리는 바람에 우리의 위치를 들켜버렸지만... 계속 찍었습니다
⑥ 정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꺾어들어갔더니...여기는...여기는... 이빨 빠진 단발머리 미쯔이와 퇴원한 미야기가 한판 붙은 곳이잖아!!! 중간에 하나미치가 끼어들었다가 저 풀숲에 던져졌는데 "불쑥"하며 나왔던 그곳!!!
⑦ 정문에서 뒤로 돌아~ 해서 찍은 장면 (아저씨 뭘 봐요?)
⑧ 학교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체육관이라던가 뒷편에 테니스장이라던가 등의 부대시설은 많았는데 교실 숫자는 얼마 없었어요. 몰래 신발을 벗고 학교안으로 들어갔는데 음악소리가 들리는게 축제 비스므리한걸 준비중인 것 같더군요. 전전날 능남고교에서와 같은 불상사 (선생님한테 걸렸음-_-)에 겁을 먹고 이번엔 살금살금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⑨ 옥상이다앗아!!! 둘이 처음 만난 성지중에 성지!!! 옥상문이 닫혀 창문에서 찍은게 아쉬웠지요
⑩ 1학년 7반일 것 같은 교실 아무데나 들어가, 천재의 자리일 것 같은 책상에 앉아 찍은 사진이 너무 추접스럽게 나와 차마 올리진 못하고 그냥 교실사진만 올립니다^^;
⑪ 쇼호쿠 학생들입니다. 소심해서 뒷태만 도촬로 찍었지요 (미안해요 학생들~ 여긴 아무도 당신들이 누군지 몰라~ 신변보장...될꺼야 아마) 여학생은 참 예뻤는데, 남학생의 풍채는 기대했던 것 보단 많이 왜소하더군요 (184cm, 70kg, 외모는 미쯔이, 가쿠란 단추를 풀러헤치고 껄렁껄렁하게 다녀야 한다...는 고정관념 10년째) 겨울에 오면 가쿠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쇼호쿠 고교에서 안 떨어지는 발을 억지로 끌고나와 3정거장 거리의 여우신사에 갔습니다. 주택가에 위치한 조그만 신사인데 굳이 키츠네라는 이름때문에 갔다거나, 왠지 루카와가 생각나 무작정 들어갔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응?)

 

아흑아흑~ 환상의 맛을 또 먹으러 가기위해 다음 행선지인 아사쿠사에 가기전 이케부쿠로에 들렀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역시나 최고였어요. 이번엔 라이스불고기버거!!! 손에 쥐는 순식간에 먹어치웠지요. (사진으로나마 맛을 되새김질 해보자는 의미로다가 여러각도에서 찍어봤습니다;;;)

 

여기가 아사쿠사 절입니다. 마침 축제기간인지 전철에서부터 유카타를 입은 예쁜 언니들과 검도복에 긴 막대기를 든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입구에서 파는 기념품들이랑 사원 내부랑, 이국적이고 참 좋았습니다. 몇 년전 동경 여행때와 코스가 중복되지 않아서 그것 또한 좋았지요^^

 

여기가 바로 하라주쿠!!! 이대앞이랑 똑같잖아 +_+ 일본어 간판만 아니라면 완전 이대앞이던데요? 꼼꼼히 봤으면 사고싶은 것들이 참 많았을텐데, 슬슬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졸려가고 있었습니다. 히비키님이 사준 크레페가 아니었으면 길거리에 쓰러져 잤을꺼에요.

하라주쿠를 나와, 나카노 만다라케에 다시 갔습니다. 가도 가도 또 가고싶은 만다라케!!! 갈수록 자꾸 사게 되는 만다라케!!! 이젠 그만 사야지 다짐을 해도 어느새 손엔 3권의 동인지가 들려있던 지름신 상시 출몰중인 무서운 만다라케; 절대 발이 안 떨어지던 마지막 만다라케를 아쉽게 뒤로하고, 첫째날처럼 신주쿠 지하철 락커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가기 위한 모노레일을 갈아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가 대략 8시쯤)

 

 

 

펑!!!

펑펑 펑펑펑!!!

밖에서 뭐가 펑펑거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창밖을 보고있길래, 덩달아 봤지요

 

 

 

우워워워워!!!
멋지잖아!!!

 

 

무려... 뻥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축제라 유카타를 입은 언니들이 많이 보인다" 생각만 했지, 이렇게 밤에 뻥튀기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감격!) 거의 넋을 잃고 보다가 비행기 시간에 쫓겨 일단 모노레일을 탔습니다. 타고 가는 와중에도 뻥튀기가 계속 되더군요. 레인보우 브릿지 위에서의 뻥튀기는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저랬다니까요. 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뿌옇게 나오고 건물에 가리고 흔들리고 해서 결국!!! 급기야!!!

듀이님의 레인보우 브릿지 사진과, 한강 뻥튀기 사진을 합성했습니다

 

뻥튀기에 취해있다보니 벌써 공항!!! 모노레일에서 내려 이번 여행에서 뿌리를 뽑고도 남았던 3일권 프리패스를 마지막으로 넣기전의 사진입니다. 저 통과대를 지나면 공항이고, 패스와는 안녕이죠.

 

수속을 마치고 편의점에서 사 온 주먹밥으로 저녁을 먹은 후 인천공항으로 출발~ 비행기 안에서 그대로 곯아 떨어졌어요. 생각해보면 굉장히 타이트하고,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3일이었지만 볼 것 다 보고, 많이 느끼고, 여럿이서 같이 다녔기에 더 기분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일행중 다섯분은 여행사 버스로 종로에 가시고, 듀이님, 츄츄님, 황보님과 저는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첫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이때가 대략 새벽2시... 이때까지만해도 공항엔 잠을 자는 여행자들과 경찰들이 드믄드믄 근무를 서는 적적한 곳...

...... 이었다가 대한민국과 맥시코의 축구경기 방송!!!

 

경찰아저씨들과 TV를 보며 같이 응원했습니다. 골을 넣었을 땐 공항이 다 흔들렸지요(거짓말;) 이겨서 더 재미있었던 축구를 보느라 밤 꼴딱새우고, 첫 차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마감모드였지만, 늦었다며 기자님한테 혼났지만 기분만은 최고였던 8월의 멋진 휴가였습니다

그나저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